이 글은 경매법정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설명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그동안 경매 입찰장에서 입찰봉투 넣고, 패찰하면 보증금 돌려받고, 낙찰되면 낙찰영수증 받는 일을 자주 했을 텐데요. 이때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나눠주는 사람들에 대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경매법정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는 이유는 정식 출판되어 서점에서 버젓이 팔리는 경매 서적 중에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고가의 경매 강의에서도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더군요.
즉, 경매법정에서 법대 위에 가운데, 즉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판사’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판사가 아니고, 해당 지방법원에 소속된 ‘집행관’입니다. 그리고 그 옆자리에 앉아 있거나, 업무를 보조하거나, 낙찰영수증을 발급하는 사람을 ‘경매계 직원’이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이들도 역시 집행관입니다. 그리고 입찰보증금을 확인하고, 차액을 돌려주는 역할은 해당 법원에 입주한 은행 직원인 경우가 많아요.
다시 정리하면, 경매 입찰장의 법대와 그 옆에서 보조하는 사람들은 판사도 아니고, 경매계 직원도 아닙니다. 해당 법원에 소속된 집행관과 법원에 입주한 은행의 직원이랍니다.
그렇다면 이들 집행관과 은행 직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까요?
집행관의 역할
집행관은 말 그대로 법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집행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흔히 입찰장의 가장 높은 곳 한 가운데 앉은 사람을 판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는 집행관입니다. 이처럼 집행관은 법원에서 이루어지는 경매사건의 매각을 진행합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사람이 접하는 집행관의 모습이지요.
집행관의 업무를 실제로 다양합니다. 구체적인 업무의 영역은 법원조직법과 민사집행법 등에서 열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매사건에서는 경매 대상물건의 현장을 방문하고, 현황조사서를 작성하고, 인도명령에 따른 강제집행을 주관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경매사건을 포함한 여러 민형사 재판에서 문서를 송달, 즉 배달하는 역할도 합니다. 보통 법원의 문서는 우체국 등기를 통해 배달합니다. 간혹 폐문부재 등의 사유로 문서가 배달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요. 이때 야간송달, 주말송달 등을 신청하면 야간이나 주말에 우체국 집배원이 아닌 집행관이 문서를 배달한답니다.
참고로 법원의 판사는 공무원이고, 법원에서 사무 등을 수행하는 직원들도 공무원입니다. 하지만 집행관은 공무원이 아닙니다.
은행 직원의 역할
법원마다 은행이 상주하고 있는데요. 신한은행에 전국적으로 가장 많고, 간혹 농협이나 전북은행과 같은 지역은행이 상주하기도 합니다.
경매법정에는 은행 직원이 입찰일에 업무를 도와주기도 하는데요. 주로 입찰보증금을 확인하고, 입찰보증금 초과금액을 반납 해주는 업무를 합니다. 참고로 입장보증금은 당해차 최저매각가의 10%를 초과해서 제출해도 무방한데요. 법원의 업무 성향에 따라 10%를 초과한 금액을 매각금액에 포함하기도 하고(그만큼 향후 납부할 잔금이 줄어들겠죠), 현장에서 초과금을 반납해 주기도 합니다.
간혹 입찰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하는 입찰자가 있는데요. 심지어 수백, 수천만 원을 현찰로 준비해 오기도 합니다. 이때 은행 직원이 지폐계수기를 동원해서 현금을 세기도 한답니다.
판사와 경매계 직원은 어디에 있을까?
판사님은 판사실에, 경매계 직원은 경매계 사무실에 있습니다. 판사와 경매계 직원이 매각기일에 입찰장에 직접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참고로 입찰장에는 물건별로 사건기록이 비치되어 있는데요. 입찰이 모두 끝나면, 해당 문서들은 다시 경매계로 반납합니다. 당일 낙찰자가 되어서 사건기록을 열람하고자 경매계에 방문하는 경우, 간혹 집행관 사무실에서 사건기록이 돌아오지 않아서 몇 시간 후에 다시 방문해야 하는 일도 생긴답니다.
그 외 누가 있을까?
입찰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경매법정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대출 중개인, 경매정보지 기록원, 견학 또는 모의입찰을 위해 참관 온 경매학원 수강생 등이 있답니다.
대출 중개인
입찰장에 가면 명함을 나눠주는 사람이 많은데요. 경락잔금대출 영업하는 분들이에요. 흔히 ‘대출 이모’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요. 실제로는 남성인 대출 중개인도 많고요. 심지어는 법무사가 직접 명함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대출 중개인은 은행 소속이라고 보기보다는, 법무사 사무실에 소속된 경우가 많아요. “낙찰자 – 중개인 – 법무사 – 대출은행”의 연결고리로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경락잔금대출은 대출이자, 대출한도, 거치기간 등의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 중개인을 통해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당연히 명함은 주는 대로 다 받아오는 게 좋겠죠.
경매정보지 기록원
경매법정의 방청석 제일 앞줄에 앉아 있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분들은 뭔가를 계속 기록하고 있어요. 바로 물건별 낙찰현황을 기록하는 중인데요. 낙찰금액, 낙찰자 이름 등을 물건별로 기록하고 있답니다.
경매 투자자라면 지지옥션, 옥션원, 스피드옥션 등 경매정보지를 이용하고 있을 텐데요. 이들 경매정보지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낙찰상태 정보를 제공한답니다. 바로 이들 기록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지요.
학원 수강생 등
경매 투자자라면, 초보시절에는 혼자서 입찰장에 견학을 가기도 했을 텐데요. 아예 경매학원에서 단체로 견학을 오기도 한답니다. 복도에 가면 학원강사 주변으로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일 거예요.
그 밖의 알아두면 좋은 정보
법원경매는 각 지방법원(혹은 지방법원의 지원)에서 진행합니다. 즉, 대전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창원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처럼 하급심 법원에서 경매사건을 처리하는데요. 세부적으로는 법원 내 조직인 민사집행과 경매계에서 경매 업무를 담당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경매 업무란 경매사건의 신청접수부터, 강제집행, 매각절차, 배당 등 일련의 전 과정을 말합니다. 아직 경매신청을 경험하지 못한 대부분의 경매 투자자는 매각기일에 입찰을 위해 법원을 방문하는 정도가 전부일 수 있겠네요.
여기서 더 나아가, 경매법정이 아닌 경매계를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낙찰 후 잔금을 납부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 촉탁신청서를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직접 하는 경우에는 경매계를 방문해야 한답니다.
좀 더 나아가, 공유물분할 소송을 진행하고 현금분할(대금분할) 판결을 받아서 형식적경매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경매계를 방문할 수도 있겠네요. 다만, 요즘은 경매신청도 전자소송을 통해 진행하므로, 직접 경매계를 방문하는 일은 거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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